2025년도 경찰승진시험부터는 지방청별 채점제도가 도입됨으로써, 모든 답안지에 대해 정밀채
점이 이루어졌다. 종래부터 사례형의 경우 채점기준표에 의해 채점되었으나 1,500여장의 답안을
소수인원이 짧은 기간에 채점하다보니 실제 내용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글씨와 양에 의해 점수
가 결정되는 경우도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지방청별채점제도가 이루어진 이후 단문의
경우에는 평균 20점 전후의 득점이 가능한 반면, 사례의 경우 5점~45점까지 다양하게 채점이
이루어졌다. 채점결과를 편면적으로만 고찰한다면, 단문은 많은 내용을 쓰더라도 충분한 득점을
할 수 없는 반면, 사례의 경우에는 정확하게 답안을 작성하기만 하면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는 점이 확인되었다. 사례야말로 글쓰기에서부터 지식과 사안분석 및 해결능력을 평가할 수 있
는 최고의 시험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러한 채점방식의 변화는 수험실무에 많은 변화를 야기
할 수밖에 없다.
주관식 형사소송법은 승진시험의 합격을 가르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수사와 증거에 한하여
는 변호사시험 기타 어떤 시험보다 최고난이도의 문제를 자랑한다. 최신판례를 바탕으로 한 수
준높은 신작문제가 출제됨으로써 최고의 형사법전문가를 선발하는 시험으로서 부족함이 없다.
다시 한번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몇 년 전만 해도 학리에 맞든 맞지 않든 경찰승진쪽의 교재에
적힌 수준에서 답안을 작성하면 적당히 점수를 배점하곤 하였다. 이는 경찰의 법이 검사와 판
사, 학자의 법과 다른 초유의 사태를 야기하여 경찰에 대한 신뢰를 현저히 저하시키는 요인이기
도 하였다. 모름지기 법이란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모든 국민이 공감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러나, 단문과 사례 모두 교수들이 채점기준표를 작성함으로써, 이제는 공감하지 못하는 내용
을 서술하는 경우라면 점수를 얻을 수 없음이 자명하게 확인되었다. 현재까지 잘못된 관행을 과
감하게 개선하는 조치로 평가받을 수 있다.
2. 본서의 특징
⑴ 체계적인 이해를 도모하기 위한 사례순서의 정비
본서는 내용뿐 아니라 서술순서에 많은 고려를 하였다. 서술 순서의 체계화를 통해, 사례1번부
터 차례로 학습을 이어가면 자연스럽게 형사소송 사례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답안의 작성
능력도 확립될 수 있도록 기획하였다.
⑵ 교수출제·정밀채점을 고려한 정확한 답안구성
교수출제의 경우, 일반고등고시와 마찬가지로 학리가 제대로 서술되어야 하고, 판례의 태도가
정확히 현출되어야 한다. 학리에도 맞지 않으나 경찰 수험서들에 비슷하게 서술되어 있는 내용
을 그대로 기재한다고 점수를 얻을 수 없다.
경찰의 실력향상과 국민에 대한 사법신뢰를 감안하여 변호사시험급 출제위원들도, 경찰승진시험
을 구성하고 있다는 점을 깊이 새겨야할 필요가 있다.
⑶ 60개의 사례를 통한 최신논점 총정리
무조건 사례를 늘리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체계적인 사례연습서를 서술할 자신이 없으면 이것
저것 잡히는 대로 사례문제를 수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필자는 오랜 기간 동안의 강의 경험
을 토대로 최소한의 사례를 통해 최신논점을 총정리하고 효율적으로 사례를 학습할 수 있도록
몇 개의 사례는 삭제하고 새롭게 또 몇 개의 사례를 추가하였다.
3. 맺으며
필자는 오랜 시간 경찰승진과 관련하여 교재집필과 강의를 진행하였다. 외부에서 평가하는 경찰과
실제로 필자가 함께 하며 알게 된 경찰의 모습은 많은 차이가 존재한다. 혹자들은 현직 경찰관들
이 시험준비만 하느라 실무를 등한시한다는 말을 하곤 한다. 경찰실무를 전혀 모르는 비난을 위한
비난에 불과하다. 경찰 1명이 공부를 하면 25명정도가 그 지식을 통해 실무를 개선해나간다. 승진
시험의 출발은 근무평정에서부터 시작한다. 이를 위해 얼마나 현장에서 노력하며 남는 시간에 꾸
준히 공부를 해야하는 고난의 시간들을 모르는 자들이 퍼뜨리는 낭설에 불과하다.
형사소송실무의 최전선에서도 틈틈이 자기계발을 위해 학습에 매진해온 독자들이야말로 본서가 나
올 수 있는 원동력이자 필자의 스승이다. 그들에게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
본서의 출간에 이르는 전과정을 이끌어준 김백선실장, 홍민교팀장, 이종배선생님과 필자와 오랜기
간 함께 해준 배형석, 이종금 이사님, 세련된 표지를 만들어준 노채선님께 감사의 말을 전한다. 또
한 필자가 강의에만 전념하도록 새로운 기반을 마련해준 하우패스의 권형진대표님, 지호남원장님,
송영재·이용구 님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본서의 서문을 마무리하기로 한다.
2025.3.25.
필자 정주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