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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한국의 관료제 연구
이병량 l 윤성사
27,000원  정가 30,000  (-3,000원 할인)
408 쪽 ㅣ 2026년 01월 30일
1715898
270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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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


필자는 1988년 학부를 행정학과로 입학한 후, 현재까지 한 번도 다른 전공에서 배우거나 가르친 적이 없다. 학령 인구 감소의 여파로 수요자 중심의 교육이나 융복합 전공의 필요성이 강조되면서 많은 대학에서 행정학을 가르치는 학부의 명칭이 바뀌어 가고 있는 현실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계속 행정학 전공에 소속해 학생을 가르치며 연구하고 있다. 그러나 거의 40년에 가까운 행정학 공부와 연구의 길 와중에 있지만,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것이 행정학 연구인가에 대해서는 항상 의구심을 지니고 있다. 이런 사정은 일차적으로 필자가 학문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인 학부 수업을 당시의 여러 상황을 핑계로 제대로 듣지 않은 채로 행정학이라는 학문 영역에 밀려 들어갔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필자의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하러 오신 당시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의 최병선 교수께서 하신 첫 질문이 필자의 학부 전공이 무엇인가였으니 박사 학위를 받는 순간까지도 행정학에 제대로 정착하지 못한 것이 사실인 듯하다. 이후 운 좋게 대학에 자리를 잡으면서 한편으로는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으면서 가졌던 연구 관심의 연장선상에서 문화정책과 관련한 연구를 수행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필자의 첫 직장인 순천대학교에서 가르치게 된 지방재정과 관련해 약간의 연구 성과를 내기도 했다. 그리고 2010년대 이후 우연한 기회에 한국의 관료제와 관료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이 책으로 묶인 일련의 한국의 관료제와 관료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기 시작했다. 물론 이러한 연구 성과는 모두 행정학 분야의 학술지에 게재되었고, 그런 의미에서 필자가 수행한 모든 연구는 행정학 분야의 연구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문화정책이나 지방재정 분야의 연구는 차지하고, 필자가 수행한 한국의 관료제와 관료에 대한 연구가 행정학 분야에 부합하는 것인지는 여전히 확신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현실적으로 조직론적인 견지에서 계량적인 방법을 적용한 연구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행정학 분야에서 관료제나 관료는 공무원이나 조직 구성원으로 분류되어 연구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물론 관료제와 관료를 연구의 대상으로 삼아 연구했거나 연구하고 있는 행정학계의 선후배, 동료 연구자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는 전체 행정학 분야의 연구에서 소수라고 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필자가 왜 보통은 공무원이나 조직 구성원으로 여겨지고 있는 연구의 대상을 관료제와 관료로 규정하고 연구를 지속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스스로도 납득할 만한 설명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자인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공무원이나 조직 구성원이 아닌 관료제와 관료를 연구의 대상으로 삼음으로써 한국 행정 현상을 다른 각도로 새롭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일종의 믿음을 지니고 있다. 그러한 믿음을 가지고 필자는 한국의 관료제와 관료에 대해 좀 더 많은 앎을 얻고 쌓아가기 위해 지난 10여 년 동안 여러 각도에서 다양한 모색을 수행해 왔다. 그 가운데 가장 먼저 이루어진 모색은 한국의 관료제와 관료를 나르시시즘의 측면에서 이해하려는 것이었다. 이는 필자가 연구 생활 초기에 참여하게 된 한 용역 과제의 수행 과정에서 진행한 몇몇 관료와의 면담이 계기가 되었다. 이 면담을 통해 느낀 관료의 자기 확신 성향과 그 의미와 귀결을 나름대로 이론적으로 정리하려는 시도가 필자의 한국 관료제와 관료에 대한 첫 연구 성과로 나오게 되었고, 그 후속 연구로 한국 관료 나르시시즘의 원인과 조건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게 되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 관료제가 직면한 현실적 상황에 대한 대응의 방식으로서 관료가 보여 주는 침묵 현상에 주목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런 침묵 현상을 규명하기 위한 시도는 근본적으로 관료가 국민을 어떤 존재로 바라보는가에 대한 연구 관심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한국 관료제와 관료를 심리적인 차원이나 행태적인 차원에서 이해하려는 시도는 구조적인 측면의 이해와 연계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한국 관료제의 경력 구조나 전문성의 외주화 현상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대통령에 대한 탄핵의 시도와 그에 이어진 대통령의 파면과 정권의 교체라는 한국의 관료제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정치적 환경 변화에 대한 관료제와 관료의 대응 차원에서 정치적 중립성 규범의 의미와 현실을 분석하고자 하는 일련의 연구를 수행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연구는 관련된 한국 행정학 연구의 기존 성과를 충실하게 반영하려 노력하기는 했지만, 관점이나 주제 혹은 연구 대상 자체가 기본적으로 지니고 있는 희소성 혹은 조금 긍정적으로 보자면 도전성 때문에 시론적인 성격을 지니는 일종의 모색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필자의 이런 연구는 무엇인가 해답을 주기보다는 한국의 관료제와 관료와 관련해 이런 일이 있고,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으며 이와 관련해서 좀 더 정치적인 분석을 위해서는 숙제나 질문을 던진 수준에 머무르게 된 한계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필자의 모색은 연구의 대상을 공무원이나 조직 구성원으로 보는 많은 행정학 분야의 연구가 미처 보여 주지 못한 한국의 행정 현상으로서 관료제나 관료에 대한 앎에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런 의미에서 필자가 수행한 그간의 한국의 관료제와 관료에 대한 연구의 성과를 한 권의 책으로 묶으려고 했다. 물론 그 기간 중 발표한 몇몇 한국의 관료제나 관료에 대한 연구 성과 가운데는 협업을 통해 필자가 주저자 혹은 교신 및 공동저자로 역할한 것도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오롯이 필자가 단독으로 수행해 발표한 연구 성과만으로 구성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에서 혹시라도 있을 학술적·현실적 기여는 물론, 아마도 아주 많을 것으로 예측되는 크고 작은 오류나 잘못된 분석, 해석 등은 오롯이 필자의 몫이라는 점을 밝힌다.




전체 12장으로 구성된 이 책 가운데 11개의 장은 필자가 한국의 행정학 분야 학술지 등에 발표한 논문을 기초로 하고 있다. 특별히 연구 논문의 내용을 재구성하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책의 한 장을 구성하게 된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의 수정은 이루어졌다. 그러다 보니 몇몇 장의 경우에는 통계 자료의 시의성이 문제가 될 여지도 있어 이를 현재의 시점에서 재정리하는 방안을 고민했지만, 그와 같은 재정리가 각 장이 제기하고자 하는 연구의 질문이나 쟁점, 이를 통해 드러내고자 하는 한국 관료제와 관료의 현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으로 별다른 수정 없이 그대로 두었다. 다만 제12장은 연구 전체를 망라하면서 한국의 관료제와 관료를 둘러싼 현재의 위기와 앞으로의 과제를 제기하는 것으로 책 전체의 결론을 대신하는 장으로 새로 썼다. 그런 의미에서 결국 이 책은 필자가 기록한 지난 10여 년 간의 한국 관료제 역사라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각 장의 구성은 반드시 이 책의 기초가 되는 각 연구 성과를 시간순으로 나열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위에서 서술한 바 있는 연구의 관점이나 각도에 따라 장을 구성했다. 당연히 연결되는 연구 관점의 연구 성과 내에서는 발표한 시간의 순서를 지키도록 했다. 이 책을 이루는 각 장의 출처와 제목은 다음과 같다. 제1장은 국회미래연구원(2019)에서 국가장기발전전략 연구시리즈로 펴낸 『국가장기발전을 위한 거버넌스 개혁 의제 연구』에서 필자가 집필한 “관료시스템의 진화와 혁신전략”의 제2절 “한국 관료제의 역량: 기원과 진화”를 출처로 한다. 그러나 제1장은 위의 출처에서 정리되어 실린 것의 원본이라 그 내용이 좀 더 포괄적이라는 점을 밝힌다. 제2장은 「정부학연구」 제20권 제1호(2014)에 실린 “관료의 나르시시즘 연구”, 제3장은 「정부학연구」 제21권 제1호(2015)에 실린 “관료 나르시시즘의 원인에 관한 탐색적 연구”, 제4장은 「정부학연구」 제24권 제1호(2018)에 “한국 관료의 엘리트화 현상에 대한 연구: 관료 나르시시즘의 조건으로서”을 출처로 한다. 제5장은 「한국정책연구」 제17권 제3호(2017)의 “관료의 침묵과 자기 정당화”, 제6장은 「한국정책연구」 제21권 제1호(2022)의 “관료와 국민: 국민에 대한 관료의 인식에 관한 시론적 논의”가 출처이다. 제7장은 「행정논총」 제59권 제2호(2021)에 게재된 “한국 관료의 경력 구조에 관한 연구”, 제8장은 「정부학연구」 제31권 제1호(2025)에 게재된 “한국 관료제에서 전문성의 외주화 현상에 대한 연구”를 출처로 한다. 이어서 정치적 중립성에 대해 논의한 제9장에서 제11장까지는 제9장 「한국조직학회보」 제19권 제1호(2022) “한국의 관료제와 정치적 중립성: 두 블랙리스트 사건”, 제10장 「한국거버넌스학회보」 제31권 제1호(2024) “한국 관료제와 정치적 중립성의 문제: 쟁점과 현실”, 제11장 「한국행정학보」, 제59권 제2호(2025) “정치적 양극화와 정치적 중립성, 그리고 관료제의 정치화: 한국 관료제에서 정치적 중립성의 현 상황과 과제”을 그 출처로 하고 있다.


이처럼 독립적인 연구 성과를 하나의 책으로 묶다 보니 내용적인 중첩이 불가피하게 발견되기도 했다. 특히 관료의 나르시시즘이나 정치적 중립성에 관한 연구 성과는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범위를 확대하고 논의의 수준을 심화하려 했지만, 이론적 논의나 현상의 분석 측면에서 이전 논의에 기반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이 존재했다. 이 과정에서 나타난 논의의 중첩이 책 전체의 논리적 흐름에서는 적절치 않아 보여서 상당 부분 정리를 했다. 다만 여전히 각 장이 지녀야 할 완결성 측면에서 필요하다고 여겨진 부분은 다소 중첩적으로 보이더라도 그대로 남겨두기도 했다는 점을 밝힌다. 이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를 바란다.


이 책은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필자가 한국의 관료를 나르시시즘이라는 관점에서 분석해 보고자 한 “관료의 나르시시즘 연구”가 「정부학연구」 제20권 제1호(2014)에 게재된 이후 10여 년 동안 수행한 한국의 관료제와 관료에 대한 연구 성과를 집약한 것이다. 그 기간 동안 한국의 관료제와 관료라는 주제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두고 연구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필자 혼자만의 힘이 아니라 주위의 도움에서 비롯된 일이라 하겠다. 우선 필자의 대학원 석사와 박사 과정의 지도교수셨던 고려대학교의 고(古) 정문길 명예교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필자가 느리지만 꾸준하게 한 주제에 관심을 가지고, 부족하지만 연구 성과를 내고 이를 한 권의 책으로 만들게 된 것은 전적으로 고(古) 정문길 명예교수의 연구 방식을 따른 것이다. 앞에서 길을 보여 주셨는데 제자가 너무 게을러 살아 계실 때, 이 부끄러운 결과물을 보여 드리지 못해 안타깝고 죄송하다. 또 필자가 학부와 대학원에서 공부하는 동안 가르쳐주셨을 뿐만 아니라 공부하는 자세가 무엇인지 보여 주셨던 고려대학교 행정학과의 이문영, 이종범, 백완기, 김영평, 김호진, 안문석, 염재호, 윤성식 명예교수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대학에 자리 잡은 초기에 이래저래 헤매고 있는 필자를 공부 모임에 불러 길을 보여 준 경기대학교의 정성호 명예교수, 고려대학교 윤견수 교수, 중앙대학교 김동환 교수, 강원대학교 임의영 교수께 지금까지도 인연을 이어주고 계신 점에 대해 감사드리고 싶다. 2014년 이후 한두 편의 관료제 관련 연구 성과를 내고 지지부진한 상황에 놓여 있던 필자를 ‘SSK 정부의 질과 거버넌스의 다양성 연구단’에 참여하도록 해주신 고려대학교 행정학과의 윤견수 교수께 특별히 감사드린다. 윤견수 교수는 대학원에서 공부할 무렵부터 천둥벌거숭이 같았던 필자를 아무 이유 없이 따뜻하게 또 실제보다 훨씬 좋게 바라봐 주셨다. 당시 SSK 연구단의 단장이셨던 고려대학교 행정학과의 박종민 명예교수께도 특별한 마음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기회를 주시고 또 언제나 따뜻하게 바라봐 주신 덕분에 힘을 얻어 연구의 성과를 낼 수 있었다. SSK 연구단을 통해 자기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 연구하고 있는 행정학을 포함한 다양한 사회과학 분야의 뛰어난 연구자를 만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크게 자극을 받았다. 현실적으로 SSK 연구단의 지원으로 한국 관료와의 인터뷰에 참여할 기회를 얻기도 했고, 그 자료를 이 책의 몇 장으로 이어진 연구에 활용할 수 있었다. 박종민, 윤견수 교수 두 분께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이 책은 경기대학교가 준 연구년을 통해 구체적으로 기획될 수 있었다. 가르칠 수 있는 학생,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과 기회를 준 경기대학교에 감사한다. 이 책의 출간을 결심해 주고, 책이 나오기까지 여러 번거로운 과정을 성의 있게 진행해 준 윤성사의 정재훈 대표께도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변변치 않은 필자와 가족의 인연을 맺고 있는 김성욱 박사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건강하고 씩씩하게 자라 성인의 목전에 있는 딸 이소율에게도 사랑을 가득 담아 인사한다. 또 언제나 선비의 자세를 흩트리지 않고 공부하고 있는 동생 이정 교수에게도 경의와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대학 시절 이후 제 마음을 못 이겨 불안하게 살아온 자식을 무한한 사랑으로 감싸 안아 주신 어머니 김차희 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자식이 갇혀 있는 동안 그 먼 성동구치소를 하루도 빠짐없이 찾아와 면회해 주시지 않았다면 또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믿고 지지해 주시지 않았다면 오늘의 필자는 없었을 것이다. 끝으로 현재의 필자보다 젊은 나이부터 투병을 시작해 20년이 넘는 오랜 세월 동안 병석에 계시면서도 당신이 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시고 누구에게도, 어디에도 원망을 하지 않으신 아버지 고(古) 이보 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필자가 조금만 부지런했다면 살아 계실 때, 이 책을 보여 드릴 수 있었을텐데 그러지 못해 가슴 아프고 또 죄송하다. 아버지께서 살아오신 모든 세월을 존경한다. 필자는 그저 그 세월의 위에 서 있을 뿐이다. 이 책을 아버지께 바친다.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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